태교의 정의와 주체

by 청동거울 posted Feb 02,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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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 말만 들어도 무언가 마음이 정갈해지는 느낌입니다. 이는 아마도 태교란 아기의 신비로운 처음을 만들어가는 소중하고 고귀한 과정임을, 더불어 부모가 되어가는 벅찬 설렘의 시작임에 대해 몸과 마음이 먼저 반응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 부모님들의 부모님들의 부모님들 그 예전의 부모님들로부터 시작된 태교에서는 어머니의 정갈한 마음, 아름다운 말씨, 조심스런 몸가짐 등을 태교의 첫걸음이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부성태교도 중요하게 생각하여 아버지의 바른 몸가짐 또한 태교였습니다. 하여 아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정갈한 마음과 아버지의 바른 몸가짐은 안정된 태아를 만들고 태아기 10달 동안 자연스럽게 부모됨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 바로 태교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태교의 의미가 퇴색되어 가는 듯 하여 안타까운 마음이 듬니다. 태교가 똑똑한 아이 낳는 비법? 아기 용품 마케팅 시장? 쯤으로 생각되어지는 것은 아닌가하고 혼자 조심스럽게 생각을 하게 됩니다. 햇살맘이 된 이후 ‘예정일이 언제예요?’라는 말을 듣기 시작하면서 참으로 많은 아기에 관한 정보들을 듣고 보게 되었습니다. 모 분유 회사에서 진행하는 태교방에서 ‘모유보다 분유를 먹어야 되는 이유’도 듣게 되고, 모 문화센터 태교시간에 ‘똑똑한 아기를 위한 태교’라는 교구 만들기 수업도 보게 되고, 모 의류회사의 ‘아기가 좋아하는 예쁜 엄마’ 광고에서 맵시있게 임부복 입는 정보도 듣게 되었습니다. 정보를 들으면 들을수록 답답해지는 마음은 무엇일까요? 태교라는 이름하에 들었던 많은 정보들 중에 정말로 햇살이와 내가 주인공이었던 적은 몇 번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교에는 주체가 둘, 그리고 그 두 주체의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첫 번째 주체는 아기입니다.

아기는 280일간의 기간 동안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 세포를 만들고 이 세포들을 이어주는 신경회로들을 만들고 여러 감각 기관들을 발달시켜 외부의 자극에 반응을 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아기는 자궁 안에서 몸을 성장시키고 자궁 밖 세상에 대한 간접 경험을 통해 호기심을 가지게 되는데 이때 아기는 이미 자신의 정서를 가지게 됩니다. 어머니가 부드럽게 배를 쓰다듬어 주면 기분이 좋고 갑자기 큰 소리를 듣게 되면 놀라는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이 기분이나 감정등을 느낀다는, 아기가 정서를 가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즉, 임신 기간 동안 태교를 강조하는 것은 신체발달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정서가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예로부터 아기를 잉태한 어머니들에게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들으라고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주체는 부모입니다.

부모는 어머니와 아버지로 아기의 양육을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아기를 잉태했음을 알았을 때의 기쁨, 점점 불러오는 배를 볼 때의 신기함, 태동을 느낄 때 마다의 즐거움, 아기를 처음으로 안아봤을 때의 감동. 그러나 산부인과를 퇴원하는 그 순간부터 아기와의 씨름이 시작되면서 힘듬이 밀려옵니다. 이는 부모됨의 준비가 막연하였기 때문입니다. 아기를 잉태했을 때 조심하고 또 조심하고 좋은 것만 찾아다니며 태교에 공을 들였지만 막상 아기를 낳고 나서의 육아에 대해서는 준비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부모 노릇이 낯설고 혼란스러운 것입니다. 따라서 태교는 앞으로 태어날 아기의 육아에 대해 부모 역할을 준비 하는 기간입니다. 아기를 잉태했음을 알았을 때 앞으로의 부모로서의 소망과 아기의 건강을 위해 태명을 짓고 양육서들을 통해 아기의 발달을 살펴보며 양육관을 부부가 함께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 번째는 부모와 아기의 공통분모, 애착입니다.

애착이란 주양육자와 아기의 정서적 유대관계로 아기의 정서, 행동, 사회성 발달의 기본이 되며 특히 대인관계 패턴의 기본 양식이 되므로 아기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발달과업입니다. 이러한 애착이 안정적으로 잘 형성되는가 그렇지 않은가는 아기가 울고 웃고 먹고 자는 행동들에 대해 어머니가 어떻게 반응하였는가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즉 아기가 울 때 즉각적으로 반응을 하고 배고플 때 수유를 충분히 하고 포근하게 안아주고 따뜻하게 바라봐주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아기의 신호에 긍정적인 반응을 해 주는 등의 좋은 양육행동을 통해 안정 애착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양육행동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기에 대한 애정이 충만하고 아기가 보내는 신호가 어떤 것인지 정확히 인지하며 아기가 보내는 사인들에 대해 즐겁게 반응 해 줄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한 것입니다.

 

아기를 정서적으로 안정되게 하고 출생의 순간부터 원만한 부모-자녀 관계를 맺기 위한 안정된 애착 형성을 위한 태교에 공을 드려보심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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