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교 실천 플랜 1 - 인사하기

by 청동거울 posted Jun 0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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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실천 플랜 1>

 

심장이 두 개가 된 날 또 다른 심장의 주인공에게 인사하고 나를 소개하기

‘반갑다. 아가야. 난 너를 사랑 할 엄마란다. 아빠란다.’

 

  내 몸 속에 심장이 두 개인 걸 알게 된 날을 기억하십니까? 이런 나의 질문에 불룩한 배를 만지며 행복한 미소를 머금은 엄마들이 제각기 한 마디씩 한다. ‘신기했어요.’, ‘걱정도 됐어요. 내가 벌써 엄마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요. 제가 아기를 8년 만에 가졌거든요.’ 다들 엄마가 된다는 설레임과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들을 한참을 털어놓는다. ‘나도 그래요.’, ‘잘 될거예요.’ 서로에 대한 공감과 격려를 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내가 또 질문을 한다. ‘아기한테 인사는 하셨나요?’ 조용하다. 그러다가 쑥스러운 듯 한 엄마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안녕, 아가야. 엄마야. 라고 인사했어요.’라고 대답해 잠깐 동안의 어색한 적막을 깬다. 참 고맙다.

 

  태교 시간에 만나는 엄마들은 자신이 엄마가 된다는 것에 대한 흥분과 기대감, 그리고 내가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가슴에 가득 차 있다. 그러면서 아주 중요한 한 가지를 잊어버리곤 한다. 바로 내 몸 속에 있는 두 개의 심장 중 하나의 주인인 아기의 존재가 바로 그것이다.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아기가 있어야 하고 아기가 행복할 때 비로소 엄마도 좋은 엄마가 되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아직 눈에 보이지 않고 품에 안을 수 없는 아기를 잊어버리는 것이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태교 교실에는 주로 첫 아이의 엄마들이 온다. 그러니 실감나지 않는 아기에 대한 존재감을 잊어버리는 것도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아니 잊어버린다는 것 보다는 어찌해야 할지 몰라 가만히 있는다는 말이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인사이다. 그리고 두번째로 하는 것이 스스로 할 수도 누군가가 대신해 줄 수도 있는 자신에 대한 소개이다. 내 몸 속에 있는 또 한 개의 심장의 주인공도 처음 알게 되었으니 이제 좋은 부모 자녀 관계를 맺으려면 환영의 인사를 반드시 하여야 한다. 그리고 아기는 엄마 아빠로부터 초대 받은 손님이니 엄마와 아빠가 먼저 인사하는 것은 참으로 당연한 일인 것 같다.

 

  그럼 어떻게 인사를 하는게 좋을까? 정중하게 통성명이라도 할까? 아님 ‘나를 따르라 내가 네 부모니라.’라고 확실히 무게를 잡아 놓을까? 아님 그저 아무런 변화도 안보이는 배를 신기한 듯 쳐다보기만 할까? 인사는 상대방과 나의 관계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다. 아기와 엄마 아빠는 사랑 공동체, 기억 공동체이다. 서로 평생을 함께 하는 사랑을 기억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사랑을 표현하는게 제일 좋겠다. 나의 뱃속에 그리고 나의 인생에 초대되어 온 아기에게 만남의 반가움과 사랑하는 관계임을 알려주면 된다.

 

  자. 배에 손을 얹고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쓰다듬으며 포근한 목소리로 인사하자. ‘반갑다. 아가야. 난 너를 사랑 할 엄마란다. 아빠란다.’라고 말이다. 그리고 아기를 만난 벅찬 감동을 잔잔히 표현해주자. 엄마와 아빠가 아기를 사랑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기가 엄마와 아빠로부터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눈빛으로 통하는 사이 말고 맘 속의 사랑을 몸으로 말로 서로에게 전하는 사이가 되어보자. 내 심장이 두 개가 된 날 또 다른 심장의 주인공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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