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와 함께 하는 둘째 맞이 4 - 동생에 대한 질투가 시작되다.

by 청동거울 posted Sep 2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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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동생에 대한 질투가 시작되다.

 

‘요술이만 생각하는구나.’

    

 

   일요일 아침 오랜만에 수영장에 가기로 했다. 자주 가던 수영장이었는데 엄마가 요술이를 가진 이후로는 가보지를 못했다. 날씨가 싸늘하지만 늘 유치원에서 산책 활동을 하던 햇살이라 이 정도의 날씨는 추운줄도 모르는 것 같다. 수영장으로 가는 차 안에서 햇살이는 연신 싱글벙글 재잘재잘 떠들어댄다.

“엄마, 나는 오늘 미끄럼 높은 거 탈거야. 요술이는 못 타지롱...”

엄마랑 요술이는 같이 놀 수 없다며 자기는 아빠랑 신나게 놀거라며 요술이를 놀리기 까지 하면서 말이다. 드디어 수영장에 도착을 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주차장 자리가 지하밖에 없었다.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는데 햇살이가 뽀로통한 목소리로 말을 한다.

“왜 지하로 가? 요술이 추울까봐 그런거지?”

“지상 주차장은 차가 너무 많아서 그래. 지하에 주차하면 햇살이도 안 춥고 좋잖아.” 아빠가 대답을 한다.

햇살이가 한 번 더 대꾸한다. “난 하나도 안추워. 엄마 아빠는 요술이만 생각하는구나.”

지하에 주차를 하든 지상에 주차를 하든 상관하지 않았었는데 괜히 심통이다.

 

 

   햇살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수영장으로 올라가면서 언제 토라졌느냐는 듯 금새 기분이 좋아져 빨리 들어가고 싶다고 수영복 빨리 갈아입혀 달라고 나를 재촉한다. ‘알았어. 엄마가 빨리 할 수 있도록 도와줄게.’라고 약속을 하자 그제서야 안심이 된 듯이 내 손을 잡고 서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마자 아빠는 쳐다도 보지 않고 튜브만 들고 안쪽으로 뛰어들어간다. 이윽고 수영복, 수영모, 구명조끼, 튜브, 공까지 챙긴 채원이가 수영장 물에 발을 넣었다. 깡충깡충 풍덩풍덩 신나는 물놀이가 시작되었다. 아빠가 오자 이제 놀이 파트너의 자리를 아빠에게로 넘겨 줄 차례다.

내가 햇살이를 불렀다.

“햇살아, 엄마는 요술이가 있어서 수영을 할 수가 없어. 아침에 말해줬지?”

“응”

“엄마는 비치의자에 앉아서 햇살이랑 아빠 재미있게 노는거 구경할게. 재밌게 놀아.”

“응” 대답을 하는 둥 마는 둥 아빠에게도 뛰어간다.

잠시 후 다시 나에게로 뛰어온다.

“치, 요술이는 좋겠다. 엄마랑 같이 앉아 있고.”

참! 그렇게 수영장 가자고 해서 왔건만 앉아 있는 엄마와 요술이가 부럽다니.

“햇살이도 엄마랑 같이 있고 싶구나. 그럼 햇살이도 엄마랑 같이 앉아 있어도 돼. 오늘은 아빠만 수영해야겠네.”

‘아니야. 그건....’ 놀란 표정으로 뒤도 안돌아보고 아빠에게로 뛰어가버린다.

그저 웃음이 난다.

    

 

   햇살이는 이제 가성숙과 퇴행을 거치고 마음을 드러내는 본격적인 질투 모드로 들어갔나봅니다. 생각해 보면 참 웃음이 납니다. 평소에 하던 주차도 괜히 동생만 배려하는 것 같고 수영을 하지 않는 엄마도 괜히 요술이에게 빼앗긴 것 같고 그런가 봅니다. 첫 아이의 마음이 이렇습니다. 괜시리 비교가 되고 괜시리 손해 보는 것 같고. 아마도 자신의 일상이 변하는 것에 대해 동생 요인을 생각하게 되면서 당연히 그 동안의 독점적이었던 엄마 아빠의 사랑과 관심을 동생에게 빼앗길까봐 염려되는 것 즉, 자신의 위상, 서열이 무너질 것 같은 위기 의식 때문입니다. 동생이 태어나도 서열 1위를 지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면 질투란 없어지기 마련입니다. 더불어 동생에 대한 배려와 사랑의 행동도 할 수 있게 됩니다. 때문에 둘째가 생겨도 첫째 아이의 일상에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동생에 대한 질투따위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와 같은 일상을 보내시되 그렇지 못할 경우가 생기면 정확히 설명하고 부탁의 말을 통해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변화되는 일상에서 자신이 밀려나는 느낌에 불안해 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예를 들면 위의 글에서와 같이 늘 엄마랑 아빠랑 같이 하던 수영을 아빠랑만 같이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수영장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엄마 몸이 무거워서 앉아있어야 할 것 같아. 엄마도 햇살이랑 같이 수영하고 싶은데 아쉽네. 아빠랑 같이 할 수 있겠니?’라고 하면 됩니다. 혹 ‘뱃속에 있는 동생 때문에 조심해야해. 아빠랑 놀아.’와 같이 동생을 위해 첫째 아이에게 희생하고 양보하라는 메시지를 지시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첫째 아이에게 서운함, 불안감 등을 느끼게하므로 주의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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