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와 함께 하는 둘째 맞이 7 - 동생이 궁금하고 신기해. 2

by 청동거울 posted Jan 1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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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동생? 나랑 다르네.

 

   햇살이는 동생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너무나 궁금한가보다. 자꾸만 묻는다. 병원에 가면 꼭 의사선생님께 여쭤보자고 조른다. 여자 동생을 많이 기다리는 햇살이라 혹시나 남자 아기면 어쩌나 걱정이된다. 남자 아기라고 하면 또 한바탕 소동이 날 것 같아서 말이다.

 

진료실에 들어가기 전에 햇살이를 불렀다.

“햇살아.”

“응.”

“왜 여자 아기가 좋아?”

“응. 여자 아기는 나처럼 개구쟁이가 아니야. 장난도 안치고.”

“아. 그렇구나.” 남자아이 못지 않는 활동성을 가진 햇살이라 피식 웃음이 난다.

“우리 유치원에 남자애들이 장난쳐서 싫어.”

“응. 요술이도 그렇게 장난치게 될까봐 걱정되는구나.”

“정말 싫어.”

“그런데 만약에 남자 아기면 어쩌지?”

잠시 생각을 한다.

“할 수 없지. 내가 가르쳐야지.”

가르친다니 다행이다. 지난번 임신 사실을 알고 진료실에서 한바탕 운 것처럼 또 한번 소란이 생길까 내심 걱정했는데 햇살이의 반응이 의외로 쿨해서 마음이 놓인다.

 

드디어 진료실이다. 요술이가 의사선생님께 오늘은 꼭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려줘야 한다며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봐도 모를텐데 햇살이의 행동이 자꾸만 나를 웃게 한다.

“아기 왕자님이네요.”

의사선생님의 말씀이 끝나자 마자 난 햇살이의 표정을 살폈다.

약간의 실망하는 표정이 스친다. 그리고 잠시 정적이 흐른뒤 햇살이가 작은 한숨과 함께 이야기를 한다.

“괜찮아. 내가 가르칠게. 가르칠게 많겠어.”

임신 사실을 안 후부터 오늘까지 하루에도 몇 번씩 여자아기여야 한다고 말했던터라 이 정도의 반응은 감사할 따름이다.

 

집에 돌아와 햇살이는 알쏭달쏭한 표정을 한다. 그리고는 불쑥 질문을 한다.

“엄마! 나는 여자인데 왜 아기는 남자지? 현수는 여자동생이고 진희도 여자동생인데...”

“왜 남자아기가 생겼는지 궁금했구나.”

“응. 다들 여자 동생인데 나는 남자동생이야.”

“아빠 몸 속에 있는 아기씨 정자 알지?”

“응. 꼬리있어. 나는 일등한 정자였어.”

“그래, 맞아. 엄마 뱃속에 있는 요술이도 햇살이처럼 일등한 정자가 난자랑 만나서 아기가 됐어.

 그런데 정자는 여자 아기가 될 수도 있고 남자 아기가 될 수도 있는 성염색체라는 것이 있어.“

“정말?"

"그럼. 햇살이의 성염색체는 XX라서 여자고 요술이 성염색체는 XY라서 남자야."

"응. 그럼 난자는?"

“난자는 남자 여자가 되게 하는게 없어.”

“응. 그럼 나는 XX, 요술이는 XY."

햇살이는 아빠에게로 가서 아빠는 XY, 자기는 XX라며 한참을 설명했다.

 

  남자 동생이 생기면서 햇살이는 자연스럽게 성염색체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저 싫다고만 할 줄 알았는데 요런 기특한 호기심이 생겼네요. 첫 아이에게 동생의 존재는 살아있는 성교육의 보고입니다. 아기가 생기고 태어나는 과정과 태어난 후 함께 성장하면서 같은 모습 다른 모습을 비교하게 되며 자연스럽게 성에 대한 지식들을 쌓아가게 됩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성에 대한 호기심이 생길 것입니다. 부모가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질문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를 할 것인지 이제부터 준비를 해야 하겠지요?

 

  아이들의 성에 대한 호기심에 대해 얼마나 많이 충족시켜 주고 계신가요? 성교육하면 뭔가 부담스럽고 불편하게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인류의 유지와 계승은 남녀의 서로 다른 성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상상할 수 조차 없습니다. 건강한 성은 사랑의 확인이고 생명의 시작입니다. 때문에 어릴 때부터 올바른 성교육은 기본적인 인간에 대한 배려와 사랑과 책임을 배울 수 있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성에 대한 교육이 자꾸만 어려워지고 아이들이 쏟아내는 질문에 대해 머뭇거리는 사이 아이들은 ‘아! 성에 관한 질문은 잘못된거구나. 이상한거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점점 음성적으로 지식들을 쌓아가게 됩니다. 특히 인터넷이 발달한 대한민국에서는 정보를 아주 쉽게 접할 수 있지요. 그런데 이런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되는 정보는 왜곡되고 자극적인 것들이 많아 올바른지 못한 성의식을 발달시킬 수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가장 좋은 성교육 선생님은 부모입니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겪을 성장 과정을 이미 겪었기 때문에 무엇이 궁금한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아이들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이 큰 것도 부모님이기 때문에 부모님이 가장 좋은 선생님이 되어야 합니다.

자, 그럼 우리 학생 시절로 잠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성교육 시간입니다. 난자와 정자가 만나 10달 동안 자라다 태어난다는 이야기 지겹도록 들었지요? 이런 시간이 끝나면 쉬는 시간이면 하하 호호 떠들며 했던 말이 있습니다. ‘난자와 정자가 어디서 어떻게 만나? 깔깔깔.’ 기억나시지요? 아이들의 호기심도 이와 같습니다. 처음부터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호기심의 눈높이에 맞는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가장 좋은 성교육입니다.

 

   부모님이 성교육을 할 때 꼭 지켜야 할 것이 있습니다.

 

첫째, ‘부끄러워 하지 않기’입니다. 부모님이 성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난처해 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면 아이들에게 ‘성은 이상 야릇하고 말하면 안돼.’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부끄러워 하지 말고 담담한 자세로 호기심을 풀어주시면 됩니다.

 

둘째, ‘명칭을 정확히 알려주기’입니다. 성에 대한 명칭에는 속어가 많지요? ‘그거 그거 있잖아. 거시기?’ 무언가 은밀하고 음흉한 웃음이 들리지 않나요? 명칭을 정확하게 알려주어 성기관들도 눈이나 손과 같은 신체의 중요한 일부분임을 알게 해 주세요.

 

셋째, ‘정확히 설명하기’입니다. 예전에 ‘아기는 어디서 태어나?’라는 질문에 대해 대부분의 어른들은 ‘다리 밑에서 주워왔어. 배꼽에서 태어났어.’라는 말을 많이 해 주셨는데 이렇게 잘못된 대답들은 아이들에게 혼란을 주게 되므로 주의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5살 아이가 위의 질문을 했다면 ‘엄마 다리 사이에 아기가 나오는 ’질‘이라는 길이 있는데 그 길로 아기가 미끄럼타듯이 나오지. 하지만 그 길은 아기가 나올 때만 크게 문을 만들기 때문에 지금은 보이지 않아.’라고 설명해 주시면 됩니다. 정확히 설명을 해 주라고 했다고 해서 실제 몸을 보여주거나 나이에 맞지 않게 너무 자세히 묘사된 그림을 보여주시는 것은 아이에게 충격을 줄 수 있으니 삼가셔야 합니다.

 

넷째, ‘아이와 함께 찾아보기’입니다. 우리가 성인이지만 모든 것을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안다고 해도 설명이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에 대한 우리의 대처가 ‘뭘 그런걸 물어보니? 아빠한테 물어봐.’등의 반응으로 얼버무리며 지나가지 마시고 함께 책을 찾아보며 호기심을 해결하는 과정을 아이들과 즐겨보세요. 부모님과의 작은 경험들이 모여 아이의 생각과 행동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요즘 텔레비전 뉴스를 아이와 보기가 무서울 정도로 범죄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도 너무나 많습니다. 이와 같이 성에 관한 범죄가 많을 때일수록 아이들이 자신의 몸을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정확한 성교육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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