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와 함께 하는 둘째 맞이 12 - 동생이 태어나다.

by 청동거울 posted Jun 0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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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태어나다.

햇살아! 요술이 태어났어.

 

여러날 동안 진통이 있다 없다 한다. 새 생명의 탄생을 기다리는 가족들이 기대와 긴장 속에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예정일이 지나간다. 요술이는 요즘도 열심히 태동을 한다.

 

“엄마, 요술이 언제 태어나?”

“곧 태어날 것 같아.”

“빨리 보고 싶어. 궁금해.”

“엄마도 그렇네.”

 

병원 정기검진 일이다. 더 늦기 전에 유도분만을 해야한다고 한다. 그냥 자연스런 출산을 기대했는데 안되나 보다.

며칠 후 출산 준비를 하고 햇살이와 마주했다.

 

“햇살아.”

“응.”

“내일 아침에 엄마는 요술이 낳으러 병원에 갈거야.”

“정말? 그럼 나도 갈래. 나도 요술이 탯줄 볼거야.”

“햇살이도 요술이 보고 싶구나.”

“응. 어떻게 태어나는지 보고 싶어. 나도 나중에 할거니까.”

자기도 나중에 아기를 낳을테니 미리 예습한다고 한다. 웃음이 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다.

“그래. 많이 궁금하겠구나.

그런데 햇살아. 내일은 학교를 가는 날이야. 그리고 요술이가 태어나려면 시간이 많이 걸려. 그래서 햇살이가 병원에서 요술이가 태어나는 걸 기다리기에는 너무 지루할거야.“

“아니야.”

“그럼 학교마치고 태권도 끝나는 시간 까지 대기실에 앉아 있는다고 생각해봐. 어떨 것 같아?”

“......”

“그래서 엄마는 햇살이가 학교 잘 다녀오고 할머니랑 집에 잘 있으면 좋겠어. 요술이 태어나면 햇살이한테 제일 먼저 알려줄게.”

“약속했어. 꼭 나한테 먼저 말해줘야 해.”

“응. 알았어.”

“그럼 요술이 태어나면 바로 집으로 오는거야?”

“아니야. 병원에서 2밤 자고 올거야.”

“그럼 나는... 나도 엄마랑 같이 있고 싶어.”

금새 눈물이 그렁그렁한다.

“엄마도 햇살이랑 같이 있고 싶은데. 병원이 많이 더워서 걱정이야.”

“괜찮아. 괜찮아.”

“그래. 그럼 햇살이가 병원에 있다가 너무 더워서 힘들면 집에 가서 할머니랑 자고 괜찮으면 엄마랑 같이 병원에 있자. 그러면 될까?”

“응. 나 하나도 안더워.”

 

열이 많아 땀을 한바가지씩 흘리는 햇살이인데 그 더운 산부인과에 같이 있을 거라고 하니괜히 내가 더 더워진다. 햇살이 등교하는 모습을 보고 병원으로 향했다. 요술이를 만나기 위한 설레고 긴장되는 하루가 지났다. 드디어 요술이가 태어났다. 의사와 간호사의 손길에 크게 울음을 터뜨리다가도 내 품에 안겨 내 목소리를 듣고 울음을 뚝 그친다. 햇살 아빠가 햇살이에게 전화를 한다. 전화기 너머로 햇살이의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온다.

 

엄마 뱃속에 동생이 생긴 후 10달 동안은 동생의 존재감에 대해 알지도 모르지도 않은 상태로 첫째들이 지내게 됩니다. 엄마 배가 불러오고 같이 하던걸 좀 못하긴 하지만 실제로 동생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실감을 못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출산과 동시에 동생의 실체를 보는 순간 앞으로의 달라지는 자신의 일상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기도 합니다. 그 중 가장 큰 충격은 갑작스런 엄마의 사라짐입니다. 아기가 정확히 예고 된 시간에 태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갑자기 병원을 찾게 되면 우왕좌왕 하는 사이 첫째는 갑자기 엄마와 분리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도분만을 할 경우에는 좀 예측이 가능하지만 자연출산의 경우는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많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때문에 동생이 태어날 시점이 되면 첫째 아이에게 출산에 대한 이야기를 미리 해 주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좋습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것이 어머니와의 분리입니다. 어머니와의 갑작스런 분리와 다시 만난 어머니가 동생을 안고 있는 모습은 실로 큰 충격이 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분리불안이 생기거나 동생에 대한 질투로 인해 퇴행행동이 많아 지기도하므로 병원에 가기 전 출산과 출산 후 어머니와 떨어져 있어야 하는 며칠에 관해 정확하게 이유를 설명해 주고 언제 다시 만날 수 있는지 그리고 떨어져 있는 동안에는 누구랑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 알려주셔셔 불안감을 최소화 시켜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출산의 과정을 설명 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왜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는지 그 동안 어머니와 동생이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과정의 설명은 좋은 성교육이 될 수 있으므로 꼭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간혹 가정에서 출산을 하는 경우 첫째 아이에게 출산의 전 과정을 함께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새 가족의 맞이를 함께 한다는 의미가 있지만 혹 첫째 아이에게는 진통과 출산의 모습이 공포가 될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놀이실에서 부모-자녀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놀이평가라는 것을 합니다. 그 과제 중에 ‘태어난 날의 이야기를 아이에게 해 주세요.’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과제를 하는 부모님들은 참 여러 가지 반응을 보여주십니다. 가장 안정된 사례는 어머니가 아이를 안고 눈을 맞추며 ‘** 태어났을 때 너무 사랑스러웠어. 엄마가 ** 엄마라서 행복해.’라고 이야기를 해 주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확인하게 되지요. 다른 사례에서는 어머님이 아이를 바라보며 ‘너 태어나던날 의사 선생님이 엄마 배를 칼로 갈라서 너를 꺼냈어.’라고 제왕절개 과정을 여과없이 전달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 자신의 출생이 어머니에게 큰 고통이었다고 느끼게 되어 자신은 태어나면서부터 어머니를 힘들게 한 나쁜 아이로 인식하게 됩니다. 물론 그 과정도 충격이 되고요. 따라서 출상의 과정을 설명 할 때는 한번 아이의 입장과 눈높이에서 여과를 하고 말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첫째 아이가 출산의 전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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