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와 함께 하는 둘째 맞이 13 - 햇살이. 요술이와 마주하다.

by 청동거울 posted Jun 05, 20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햇살이. 요술이와 마주하다.

 

우리집에 잘 왔어. 요술아.

 

그렇게 기다리던 6월. 요술이가 태어났다. 아빠의 전화를 받은 햇살이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병원으로 달려왔다. 요술이와 나를 만나기 위해. 할머니께 졸라 꽃바구니까지 사서 왔다. 아침에 보고 오후에 보는 햇살이지만 이제는 외동이 아니라 진짜 동생이 있는 누나가 되었다. 하루 종일 엄마가 동생 낳았다고 어서 병원으로 오라는 전화만 기다렸을 햇살이를 꽉 안아주었다.

 

“엄마. 괜찮아?”

“그럼. 괜찮지. 햇살이 엄마 걱정했구나.”

“응.”눈물이 그렁그렁하다.

“학교에서 계속 엄마가 아기 낳는 생각만 했어.

근데 왜 요술이는 없어?“

“요술이는 신생아실에 있어.”

“보러 가자.”

“지금은 안돼. 면회 시간에 가야 해.”

“힝. 난 빨리 보고 싶은데...”

“조금만 있으면 면회 시간이야. 같이 보러가자.”

 

면회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병실과 복도를 12번은 더 왔다갔다 했는 것 같다. 드디어 면회 시간이다. 햇살이는 요술이에게 어떤 이야기를 할까 나도 내심 궁금하던 참이었다. 드디어 신생아실 커튼이 열리고 요술이가 아기 바구니에 누워 햇살이와 마주하게 되었다.

 

“엄마. 저게 요술이야?”

“응.”

“너무 작아. 눈도 감고 있어.”

“그래. 아직 너무 아기라서 그래.”

햇살이는 창문에 서서 보다 아예 창틀에 걸터 앉아 유리를 뚫고 들어갈 기세다.

잠시 바라보더니

“나랑 닮았어?”

“그럼. 엄청 닮았어. 쌍둥이 같애.”

“뭐가 닮았어?”

“응. 얼굴이 발그스름한 것도 닮았고 하품하는 모습도 닮았고.”

“정말? 내가 저랬어?”

“응. 얼마나 귀여웠다고.”

“또?”

“태어나자마자 응애하고 울었는데 엄마 목소리 듣고 뚝 그친 것도 닮았어.”

“하하하. 근데 엄마 나도 요술이한테 말 많이 했는데 내 목소리도 기억할까?”

“아마도 그럴 것 같은데.”

“하하하. 요술아, 누나야. 우리집에 잘 왔어.”

햇살이가 요술이에게 건내는 첫 인사이다.

우리집에 잘 왔다고 내가 누나라고 하며 다정하게 이름을 부르는 햇살이.

햇살이의 첫 인사에 나는 가슴 뜨거운 감동과 감사가 느껴진다.

 

드디어 햇살이와 요술이가 첫 대면을 하였습니다. 요술이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햇살이에게는 강렬하게 남을 그 첫 대면. 햇살이의 요술이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인사였습니다.

 

사람들의 첫인상은 3초만에 결정된다고 합니다. 그 첫 인상은 그 사람과의 관계의 기초가 되는데 햇살이와 요술이 이만하면 꽤 괜찮지 않나요?

 

첫째와 둘째가 어디서 어떻게 만나느냐 하는 것은 꼭 한번 생각해 보고 결정하셔야 합니다. 우리가 중요한 일을 할 때는 장소를 신중하게 생각하게 되는데 그것은 환경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햇살이와 요술이의 첫 대면 장소는 신생아실 유리문으로 정하였습니다. 햇살이는 이제부터 자연스럽게 엄마를 동생에게 내주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텐데 처음부터 엄마가 동생을 안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엄마와의 분리에도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하여 엄마에 대한 서운함이나 동생에 대한 미움과 부러움 등을 최소화 하기 위함입니다. 창문을 사이에 두고 엄마와 함께 동생을 바라보는 햇살이의 시선은 아직은 엄마 곁에 있다는 안정감을 주고 요술이를 더 쉽게 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간혹 병원에서 동생을 만나지 못하고 엄마가 퇴원하면서 안고 들어가는 동생과 마주하게 되는 첫째 아이들도 많습니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약간의 서먹함과 서운함이 생기게 마련이고 이러한 마음은 동생에 대한 질투로 나타나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첫 만남과 첫인사가 끝났으면 이제 첫째와 둘째가 동맹을 맺을 차례입니다. 함께 해서 좋은 관계가 되기 위함이지요. 가장 좋은 방법은 둘의 공통점을 찾는 것입니다. 외모가 닮았다거나 행동이 닮았다거나 울음 소리가 닮았다거나 하는 것들 말이지요. 동질감을 통해 서로가 더욱 친밀해지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간혹 ‘동생이 너 보다 더 예뻐.’라든가 ‘너는 눈도 잘 떴는데 동생은 뜨지도 못하네.’등과 같이 서로를 비교하며 차이에 대해 평가를 하는 말들을 할 때가 있습니다. 이는 서로에게 첫 대면부터 경쟁 구도를 만들어 주는 것이 되므로 절대 금물입니다. 꼭 기억 하세요.


Articles

1